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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지역 응급의료의 최후 보루인 영남대학교 영천병원(병원장 박삼국, 이하 영천영대병원) 응급실이 심각한 의사 구인난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로인해 사상 초유의 위기에 봉착했다.
현재 영천영대병원 응급실의 정규 의사 정원은 5명이지만, 잇따른 퇴직으로 현재 3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마저도 7~8월 동안은 병원장이 직접 현장에 투입되어 겨우 24시간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오는 9월 의과대학 개강과 본원 수술 일정이 중복되면서 병원장 대진마저 불가능해져 응급실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경북동부신문
특히 최근 의정 갈등 이후 지방 병원의 응급실 의사 인건비는 이전 대비 약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영천영대병원이 응급실 축소운영 내지 중단을 검토하자 영천시와 영천영대병원은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2024년 8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그해 17억5,200만 원, 2025년 18억8,500만 원, 올해 18억8,400만 원 등 최근 3년간 국비 포함 55억2,100여만 원을 지원했다.
영천영대병원이 응급실 의사 5명을 채용하는데 드는 순수 계약금액만 1년에 23억8,800만 원에 달하며, 4대 보험과 퇴직충당금 등을 합산하면 응급실 인건비로만 연간 30억 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소요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른 병원의 의료적자 역시 해마다 늘어 2021년 22억8,700만 원이던 것이 지난해 38억5,000만 원과, 올해 약 58억 원까지 폭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 측은 “직원 임금 동결, 승진 제한, 비상경영 체제 가동 등 뼈를 깎는 자구책을 시행해 왔으나 구조조정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오는 9월 초 영남 대의료원장과 영천영대병원장 및 관계자들은 영천시의회를 방문해 병원의 경영 현황을 직접 설명하고 운영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 사회의 시선은 크게 두 갈래로 엇갈리고 있다.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을 보면 영천시 유일의 지역응급의료기관이 마비될 경우 시민들의 생명권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되므로, 영천시가 재정 지원을 통해 응급실 공백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는 신중론에는 재정 지출 대비 의료서비스 질 개선 효과가 미흡한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과도한 지원은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되므로 지원 기준과 구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 지역의료 위기 극복의 단초로 제정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특별법(지역필수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응급·중증 진료 등 필수의료 인프라 유지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와 지역 수가 지원등 재정적 지원 토대를 마련한 것 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소멸을 막고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응급실 인프라 사수가 필수적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나, 지자체의 단순한 일회성 적자 보전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영천시와 영천영대 병원은 필수의료지원법의 법적·재정적 프레임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중앙정부 및 경북도의 필수의료 특별회계 재원을 적극 유치하는 한편, 지원금 지급 조건에 구체적인 의료서비스 질 향상 지표와 책임경영 목표를 연계하는 체계구축도 모색해야 한다.
영천시와 병원 측이 단순히 ‘지원을 하느냐 마느냐’의 이분 법적 대립을 넘어, 법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응급실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고 시민 혈세의 투명한 집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발전적 타협안을 도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