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홈 뉴스 종합

급감하는 공보의… 공공 의료 안전망 흔들린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입력 2026.10.21 13:52 수정 2026.10.21 13:56

영천보건소, 의과 정원 13명에 현원 3명뿐

지역의 의료 취약지역을 지키며 공공의료의 한 축을 맡아 온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인력 공백이 앞으로 3년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빠져나가는 인원은 많은데 새로 들어오는 인원은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경북에서만 371명의 공보의가 복무를 마치고 현장을 떠난다. 영천에서도 지난 4월 4명의 공보의가 빠져나갔다. 반면 올해 전국에서 새로 편입된 의과 공보의는 93명에 불과하다. 복무기간이 36개월인 만큼 한 해의 신규 편입 부족은 이후 3년간 현장 인력 규모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일회성 변수가 아니라 구조적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경북동부신문
농촌과 산간지역을 넓게 끼고 있는 영천시는 공보의 의존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시에 따르면 현재 영천시의 공보의 정원은 의과 13명, 치과 12명, 한의과 12명이다. 그러나 실제 근무 인원은 의과 3명, 치과 3명, 한의과 6명에 그친다. 의과는 정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영천시보건소는 고육지책으로 기간제(시니어) 의사 1명을 채용해 공보의와 함께 활동중이다. 치과와 한의과는 인력 사정에 따라 조정해 배치할 수 있지만, 의과는 그만큼 여유가 없다.

적은 인원은 ‘나눠 진료하기’로 버티고 있다. 내과 진료 인력중 2명의 공보의와 시니어 의사는 요일별로 화북·고경·화남·임고·대창·청통·화산 등 읍·면 지역을 오가며 진료하고, 나머지 1명은 보건소에 상주한다. 한 명이 맡는 지역이 많아질수록 같은 지역에 진료가 닿는 요일과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의과 역시 6명이 금호·신녕·자양·북안 등지를 순회하며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저도 내년 4월에 1명과 2명은 내후년에 복무를 마치지만 충원계획은 안갯속이다. 영천시는 추가로 기간제 의사를 모집한다는 방침이지만 의사 구인난 속에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영천에는 각 읍면에 1곳의 보건지소와 금호읍, 청통면, 신녕면, 화산면, 화북면, 화남면, 자양면, 임고면, 고경면, 북안면, 대창면에 걸쳐 모두 13곳의 보건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보건지소마다 1명씩 의료진이 배치돼 주민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의료 창구 역할을 한다. 다만 보건지소가 일차 의료의 접점이라 하더라도 의사의 진료와 처방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순회 진료를 맡는 공보의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이 연결고리가 느슨해지면 고령 주민이 많은 농촌 지역에서 만성질환 관리와 기본 진료의 접근성이 먼저 흔들릴 수 있다.

공보의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보건지소 운영과 주민들의 기본적인 진료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내까지 나가기가 쉽지 않은 면 단위 주민에게 가까운 곳에서 받을 수 있는 진료가 줄어든다는 것은 곧 의료 이용의 문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인력 돌려막기를 넘어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니어 의사 등 기간제 인력의 활용 확대, 공보의 배치 기준의 합리적 조정, 비대면 진료 같은 보완 수단 도입 등이 거론된다. 무엇보다 공보의 신규 편입 규모 자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국가 차원의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보의는 오랫동안 의료 취약지역의 ‘마지막 보루’로 불려 왔다. 그 보루를 지탱하던 인력이 줄어드는 지금, 지역 의료 공백이 현실이 되기 전에 지자체와 정부가 함께 해법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경북동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