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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선거운동, 민생 살리는 비전 경쟁 보고싶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입력 2026.05.27 09:30 수정 2026.05.27 09:31

6·3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일주일쯤 지났고 이제 절반정도 남았다. 영천시청 오거리를 비롯해 시내 주요 교차로에는 각 지역구별 후보들의 현수막이 내걸렸고, 유세 차량의 음악이 골목골목을 파고든다. 그런데 그 소란스러움 속에서 정작 들려야 할 것이 들리지 않는다. 지역을 위한 정책과 비전이다. 영천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진지한 언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천 시민은 도지사를 비롯해 영천시장, 시의원, 교육감 등 지역 일꾼을 직접 뽑는다. 이들이 향후 4년간 영천의 예산을 쥐고, 도시계획을 결정하며, 주민 삶의 질을 좌우한다. 산업단지 조성, 포도 산업의 미래, 청년 인구 유출, 노령화 대책, 금호강 유역 개발, 영천 와인 밸리의 지속 가능성—이 모든 과제는 중앙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이 자리에서 선출된 사람들이 다루어야 한다.
중앙정치의 현실은 아직 “내란 심판”이거나 “정권 견제”다. 하지만 우리에겐 중앙의 언어는 필요치 않다. 우리 고유의 의제만이 필요할뿐이다. 중앙정치 언어들이 유권자를 편 가르고, 적대의 감정을 부추겨 결집을 도모하는 방식은 효율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당선 이후 맞닥뜨릴 현실은 냉혹하다. 주민 절반을 타자로 설정한 채 출발하는 리더십은 첫날부터 분열의 씨앗을 품는다.
영천 시민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당파적 승리의 상징이 아니다. 빈집이 늘어가는 구도심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 청년 농업인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지,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 학교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이런 질문에 답하는 후보를 원한다.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숫자와 짜임새 있고 정교한 일정표를 가진 정책을 원한다. 나아가 영천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산과 관광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고 활성화할 것인지,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들려와야 한다. 시민의 일상과 피부에 와닿은 질문들이야말로 지방선거의 진짜 무게중심일 것이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영천의 모든 후보에게 촉구한다. 적의의 언어를 내려놓고 정책의 언어로 돌아오라. 상대 후보를 흠집 내는 데 쏟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지역 현안 해법에 쏟기를 바란다. 유권자는 생각보다 훨씬 영리하면서도 예리하다. 공허한 슬로건과 체감되는 공약을 구별할 줄 모른다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유권자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현실이다. 진영의 색깔만 보고 찍는 표는 스스로를 정책 경쟁의 장에서 퇴장시키는 행위다. 이번 선거만큼은 냉정하게 물어보자. 이 후보는 영천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그 답으로 구체적인 후보를 골라야 한다.
품격 있는 정책 선거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후보 한 명 한 명이 오늘 유세 현장에서 단 하나의 지역 공약을 더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영천의 미래는 중앙 정쟁이 아니라 영천 사람의 선택이 결정하는 것이다. 그 선택이 비전의 경쟁 속에서 이루어지길, 그리하여 선거가 끝난 뒤에도 우리 공동체가 하나로 모일 수 있기를, 독자와 함께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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