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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이미지(좌대 및 내함)와 내부 물건: 상자 중심부 좌대 위에 비단에 싸여진 둔 ‘무언가’가 모셔져 있습니다. 형태상 이것은 과거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빌 때 사용하던 말린 남아의 태반(태봉) 혹은 남성의 성기나 아기를 상징하는 도끼(기자도끼)의 의미를 담은 복주머니(부적)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왼쪽 외합상자 내부에 묵서는 “胎生之男女法 元數一百四十九介以鬼母年數計之先除後又天地一除之其餘二介式除之餘數二介則女一介則男” 기록이 남아있다
전통 동양 역학(易學) 및 음양오행설에서 전해지는 ‘태내 아이의 남녀 성별을 예측하는 계산법(태생지남녀법)’을 설명으로 조선 시대의 『가례원류』나 『임원경제지』, 혹은 민간 점술서(당사주, 토정비교 등)에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산법(算法) 공식이다.
胎生之男女法 (태생지남녀법)으로 태중(뱃속)에 있는 아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보는 방법으로 이해하면 된다.
元數一百四十九介以鬼母年數計之先除 (원수일백사십구개이귀모년수계지선제)는 기본이 되는 수(元數)인 149에 임신한 어머니의 나이(鬼母年數)를 더하여 계산한 뒤, (특정 수를) 먼저 빼준다.
과거 산법에서 ‘鬼母(귀모)’는 임신한 어머니를 뜻하며, ‘除(제)’는 나눗셈뿐만 아니라 ‘덜어내다(뺄셈)’의 의미로도 쓰인 것으로 보인다. 後又天地一除之其餘二介式除之 (후우천지일제지기여이개식제지)에서 그 뒤에 또 천지(天地, 여기서는 임신한 음력 달 등 역학적 변수)를 계산하여 빼고, 그 남은 수를 2씩 계속해서 빼나간다(혹은 2로 나눈다).
餘數二介則女一介則男 (여수이개칙녀일개칙남)은 최종적으로 남은 수가 2이면 딸(女)이고, 1이면 아들(男)이다.
계산법은 동양의 전통적인 홀수(양, 男)와 짝수(음, 女) 개념에 기반하고 있 다.
①기본 숫자 149를 설정한다. ②여기에 어머니의 나이 및 임신한 달(달의 수) 등을 더하거나 뺀다. ③마지막에 2로 나누어 남는 나머지(나머지 정리)를 구한다.
④나머지가 1(홀수, 양의 기운)이면 아들, 나머지가 2 혹은 0(짝수, 음의 기운)이면 딸이다.
나이와 달의 기준은 이 법을 실제로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나이는 ‘세는나이(우리나라 옛 나이)’ 기준이며, 임신한 달은 ‘음력(陰曆)’ 기준이라는 점이다. 민속학적 가치로 과거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가문의 대를 잇는 문제를 중요하게 여겨 태몽이나 이런 수리적 점복(占卜)을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고자 했던 선조들의 생활 문화 중 일부로 출산문화유산이다. 현대적 의미로 보면 당연히 과학적인 유전학적 근거는 없으므로, 재미와 참고용(전통문화 이해)으로만 보시는 것이 타당하다. 혹시 이 공식을 이용해 실제 계산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임신 당시 어머니의 출생 연도 (또는 당시 세는나이)아이를 배어 가졌던 음력 몇 월인지 정확해야 정확한 산식으로 아들, 딸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태생지남녀법’이 적힌 서책이나 민간 부적은 종종 발견되지만, 이를 전용 보관 상자와 상징물까지 세트로 갖추어 사찰에서 전승된 유물은 현존 수량이 극히 적어 민속학적으로 가치가 있다. 아들 중심의 가계 계승을 최우선으로 두었던 유교적 사회상과, 이를 종교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불교·민간신앙의 융합을 한눈에 보여주는 귀중한 생활사 유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