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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늘과 양파 수확을 끝낸 영천 지역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파종기부터 수확기까지 1년 내내 이어진 이상기후 영향으로 심각한 작황 부진과 품질 저하가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농자재 가격 등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솟구쳤으나, 농가가 실제로 손에 쥐는 소득은 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해 사실상 ‘적자 농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영천 지역의 마늘 시장은 극심한 ‘가격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 경북동부신문
문제는 정작 이런 가격 호재를 누릴 수 있는 농가가 극소수라는 점이다. 지난해 가을철 파종기에 잦은 비가 내려 파종이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어진 데다, 봄철 냉해와 초봄의 이상 고온, 그리고 수확 직전의 서늘한 기후가 반복되면서 마늘알이 제대로 차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수확량이 10% 정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하위 등급인 ‘중품 이하’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
전체적인 시장 단가는 높아 보이지만, 대다수 농가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소과 위주로 출하할 수밖에 없어 정작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마늘 농가가 작황 부진으로 울상이라면, 관내 양파 재배 농가들은 ‘과잉 생산과 가격 폭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름하고 있다. 영천 지역의 양파 재배 면적(131ha)은 전국적인 면적 감소 추세와 맞물려 소폭 조절되었으나, 단위 면적당 공급량이 늘어난 데다 수입량까지 급증하면서 산지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양파 도매시장 평균 가격은 1kg당 64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5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비료, 농약, 멀칭 비닐 값의 급등과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감당하기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최상은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은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농약과 비닐 등 필수 농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인건비 상승 부담까지 겹치면서 극도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농사를 지어왔다”라며, “기후 재해로 마늘은 우량품이 없고, 양파 등 농산물 가격은 폭락하니 산지 민심과 농민들의 생계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라고 현장의 절박함을 전했다.
한편, 영천 지역의 지난해 말 기준 마늘 재배 현황은 1,451 농가(1,126ha)에서 약 22,000 톤 생산된 것으로 보이고, 양파는 645 농가(131ha)에서 약 9,300 톤 정도의 생산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후변화가 농가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이 되면서, 한해 농사를 망친 지역 농민들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실효성 있는 보상 대책과 수급 안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