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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국민체육센터가 개관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전면 휴관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시민 건강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공공시설이 정상 운영은 커녕 오·폐수 처리 문제로 문을 닫게 된 것은 행정의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논란의 핵심은 체육센터가 공공 하수관로가 아닌 미준공 상태의 민간개발구역 하수관로를 이용해 오·폐수를 처리해 왔다는 점이다.
더욱이 해당 관로에서 누수와 부실시공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환경안전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공공시설은 무엇보다 법적 절차와 안전성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미준공 시설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여기에 누수 정황이 확인되고 보수공사까지 진행되고 있다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누가 어떤 판단으로 사용을 승인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일각에서는 공공 하수관 설치 비용을 줄이고 조기 개관을 위해 미준공 관로 사용을 사실상 용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사실 여부는 조사를 통해 가려져야 하겠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행정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 큰 문제는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체육센터 회원들은 갑작스러운 휴관으로 운동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언제 다시 정상 운영될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이용료를 내고 시설을 이용했을 뿐인데 행정의 미흡한 준비로 불편과 혼란을 감수하고 있다.
영천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시설 보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미준공 하수관 사용이 적법했는지, 행정 절차에 문제는 없었는지, 환경오염 가능성은 없는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객관적인 조사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만약 절차상 위법이나 관리 소홀이 확인된다면 책임 소재 역시 분명히 가려야 한다.
공공시설은 건물을 완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개관을 서두른 행정이 결국 시민 불편과 행정 불신이라는 더 큰 비용을 초래했다면 이는 반드시 되짚어야 할 교훈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영천시는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안전과 절차를 우선하는 행정으로 거듭나야 한다. 시민의 신뢰는 말이 아니라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로만 회복될 수 있다.
행정은 편의보다 원칙을 지켜야 하고, 속도보다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이번 영천국민체육센터 사태는 단순한 시설 문제가 아니라 행정 신뢰의 문제다.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시설이 개관 1년도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영천시는 의혹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조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 그리고 책임 있는 후속 조치로 시민 앞에 답해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