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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여성들의 권익 신장과 활발한 사회 참여를 이끌어온 구심점인 ‘영천시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가 심각한 내부 결속력 약화와 조직 축소라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
여협 소속 단체는 본래 16개에 달했으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탈로 현재 13개 단체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5월 ‘바르게살기운동 영천시여성회’가 첫 공식 탈퇴의 포문을 열었다. 같은 해 9월에는 농업 분야 여성들의 주축인 ‘한국여성농업인 영천시연합회’가 협의회를 떠났다.
올해들어 지난달 29일에는 또 다른 조직인 ‘한국생활개선회 영천시연합회(회장 이정옥)’마저 이사회를 열고 탈퇴를 공식 의결했다. 협의회 규정상 탈퇴 시 3년간 재입회가 불가능하다는 페널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내부적인 갈등이나 구조적 회의감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
여협의 이번 회원 탈퇴의 배경으로,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지속해서 제기되어 온 현 여협 회장의 소통 부족과 자질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어떤 문제를 가지고 연락을 하면 수시로 전화 수신거부와 문자 메시지 등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하는 등 극단적인 불통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협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인 이사회 운영조차 회장 개인의 의사에 따라 파행을 겪었고, 구성원들과의 소통 시도가 원천 차단되면서 내부적인 해결 기회를 상실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소명 기회를 수차례 부여했으나 회장 측이 불응했고, 지난 6월 일부 임원들은 회장의 학위 위조를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해 긴급 회의가 소집 후 징계 처리를 논의했다. 마침내 회장 측이 지난 9일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여협은 기존에 예정되어 있던 대외 행사까지 취소해가며 일정을 마련했다.
당일 회의에 참석한 현 회장은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이나 유감 표명 대신 징계 절차의 부당함만을 주장하는 태도를 보이자, 여협은 회장의 징계(사퇴)에 관한 표결을 진행했고, 가부 동수가 나와 현 회장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현 회장의 유임을 두고도 회원들 사이에서는 관례상 당사자인 본인이 투표를 할 수 없는데도 참가해 가부 동수가 나왔다며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회장 임기가 7개월여 남짓 남은 시점이지만 회장의 자세 변화에 따라 추가적인 회원 탈퇴 사태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총무와 재무 등 일부 임원은 사퇴를 선언한 상태다.
시민들과 지역 여성계 역시 “소통과 연대의 모범을 보여야 할 여성협의회가 볼썽사나운 내부 싸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농업, 봉사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핵심 단체들이 연이어 이탈하고 지휘부마저 흔들린다면 향후 영천시 여성 정책을 위한 추진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잇따른 회원 탈퇴와 지도부 공백이라는 최악의 위기 속에서, 여협이 현 상황을 수습하고 진정한 연대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근본적인 쇄신책을 내놓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