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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연재·소설

[풍수연재] 고성 왕곡마을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입력 2026.02.04 10:51 수정 2026.02.04 10:53

양 삼 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문화대학원 교수 풍수지리학 박사

ⓒ 경북동부신문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에 가면 왕곡마을이 있다. 왕곡(旺谷)이란 다섯 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계곡을 이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오봉리(五峰里)는 마을의 주산인 북서쪽의 오음산(五音山:280m)을 중심으로 북쪽은 두백산(頭伯山:240m), 동쪽은 골무산(骨蕪山:110m), 서쪽은 진방산(唇防山:130m)과 제공산(濟孔山:160m), 남쪽은 호근산(湖近山:100m)의 5개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마을은 고려말 두문동(杜門洞) 72현 중의 한 분인 양근함씨(楊根咸氏) 함부열이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반대하여 간성지역으로 낙향 은거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런 후 그의 둘째 아들 함영근이 인근 왕곡마을에 정착한 후 그 후손들이 대대로 이곳에서 생활해 왔다. 14세기경부터는 강릉 함씨와 강릉 최씨, 용궁 김씨 등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 되었고 근래 들어서는 다양한 성씨들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는 19세기 전후에 걸쳐 지어진 기와집 및 초가집 50여 채를 중심으로 전통 한옥마을이 형성되어 있지만 북방식 전통 한옥과 초가집 군락이 원형 그대로 잘 보전되고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 주로 50년~180년 된 한옥들이 모여 있으며 마을을 관통하며 흐르는 왕곡천을 따라 좌우에 동남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왕곡마을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북방식 가옥이 그대로 잘 보존된 점을 높이 평가하여 2000년 1월 국가민속문화재 제235호로 지정하여 관리해오고 있다. 
이 마을의 동남쪽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송지호는 고성 8경 중의 한 곳이고 둘레 4km의 아름다운 석호(潟湖)로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이곳 송지호에서 왕곡마을을 바라보면 유선형의 배가 동해 바다와 송지호를 거쳐 마을로 들어오는 모습과 같다하여 풍수가에서는 과거부터 왕곡마을을 방주형국의 길지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방주형은 마을 전체의 모양이 물에 떠 있는 배 형국이어서 바닥에 구멍을 뚫으면 배가 가라앉기 때문에 한때는 마을에 우물을 파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풍수서 『朝鮮의 風水』에서도 배가 나아가는 모양인 행주형국의 부락에서는 우물을 파지 말라 하였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행주형국인 안동의 하회마을과 경주 등에서도 과거에는 우물을 파지 않았다. 조선 중기 실학자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사람이 살기에 알맞은 곳은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가 좋아야 하며 이 중 하나라도 모자라면 살 곳이 못 된다고 하였다. 이곳 왕곡마을은 수려한 동해안의 절경과 고성 8경에 속하는 송지호가 인근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기에 지리에 알맞고, 물이 풍부하여 비옥한 토지와 전통문화마을로 관광객이 많아 생리도 맞으며, 마을에 착하고 효의 풍속이 지금껏 전해 내려오고 있으니 인심도 좋고, 아름다운 주변 산봉우리들과 물이 맑아 산수에도 알맞다. 그리고 마을 뒤에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물이 흐르니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조건과 마을 안쪽이 높고 앞쪽이 낮으니 전저후고(前低後高)의 조건 그리고 마을 안쪽은 넓고 마지막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수구는 좁으니 전착후관(前窄後寬)의 조건까지 양택 3요결을 모두 갖춘 양택적 길지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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