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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일반

[한방칼럼] 천 년의 지혜가 담긴 보랏빛 보약, 도라지(길경)의 재발견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입력 2026.05.13 09:40 수정 2026.05.13 09:43

이영자 한의학 박사

ⓒ 경북동부신문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호흡기의 수호신  산기슭이나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라지는 우리 민족에게 매우 친숙한 식재료입니다. “심심산천에 백도라지”라는 민요 가사처럼 도라지는 예부터 우리 곁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 도라지는 단순한 나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한약명으로 ‘길경(桔梗)’이라 불리는 도라지는 호흡기 질환을 다스리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약재입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깊게 내리는 그 강인한 생명력은 우리 몸의 기운을 갈무리하고 기관지를 보호하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1. 길경(桔梗)의 약리적 효능 가래를 삭이고 기운을 위로 올리다
도라지의 가장 대표적인 성분은 ‘사포닌(Saponin)’입니다. 인삼에도 풍부한 이 성분은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하여 박테리아를 방어하고, 거친 숨을 고르게 합니다. 한의학 원전인 《동의보감》에서는 도라지의 성질이 평하고 맛은 맵고 쓰며, 폐기로 인해 숨이 차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담배농(祛痰排膿) 도라지는 가래를 삭이고 고름을 밖으로 배출하는 힘이 탁월합니다. 목에 가래가 걸려 답답하거나,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누런 가래가 나올 때 도라지는 천연 청소부 역할을 합니다.
선폐이인(宣肺利咽) 폐의 기운을 잘 소통시켜 목소리가 잠기거나 인후가 붓고 아픈 증상을 완화합니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군이나 환절기 목 감기에 자주 걸리는 분들에게 도라지가 필수적인 이유입니다.
주집(舟楫)의 약성 도라지는 다른 약재들의 기운을 위쪽(상초, 肺)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배(舟)나 노(楫)와 같이 약 기운을 목적지까지 실어 나르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여 전체 처방의 효율을 높입니다.

2. 현대인이 주목해야 할 도라지의 가치
최근 미세먼지와 황사 등 대기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폐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도라지는 단순히 감기 예방을 넘어, 현대인의 고질적인 기관지 점막 건조를 막아주는 훌륭한 대안이 됩니다. 또한, 도라지는 혈당 조절과 콜레스테롤 저하에도 도움을 줍니다. 사포닌 성분이 면역 세포의 활성을 도와 피로 회복과 항염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평소 몸이 차고 기관지가 약한 분들이 도라지를 꾸준히 섭취하면 외부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3. 생활 속의 도라지 활용법과 주의점
도라지를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그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도라지차와 배의 조화: 도라지의 쓴맛은 배의 단맛과 잘 어우러집니다. 배는 성질이 차고 수분이 많아, 도라지의 매운맛을 중화시키고 폐를 윤택하게 하는 상승효과를 냅니다. 여기에 생강을 약간 곁들이면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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