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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25억 공금 횡령 사태, 시정 전반 대수술이 답이다

경북동부 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22 09:58 수정 2026.07.22 10:00

공직에서 차마 믿기 힘든 초대형 공직 비리가 터져 나왔다. 행정복지센터의 한 7급 공무원이 무려 8개월 동안 230여 차례에 걸쳐 25억 원에 달하는 공금을 유용해 온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10만 영천시민의 혈세를 관리해야 할 행정 시스템이 한 하급 공무원의 손장난에 이토록 허망하게 뚫렸다는 사실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즉각 지난 20일 김병삼 영천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앞에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지만,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이번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의식마저 실종된 작태에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공직 사회의 안전불감증과 내부 통제시스템의 부실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230여 차례나 시스템을 조작해 자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동안 관련 부서와 상급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내부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만 했더라면 이처럼 천문학적인 금액이 새어나가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시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대목은 ‘체제 전환기’라는 엄중한 타이밍에 이 같은 범죄가 태연히 자행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자치단체장이 바뀌고 조직이 재편되는 시기, 공직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유지해야 할 시점에도 이런 비위가 횡행했다는 것이 증명됐다.
김 시장은 이 비위가 민선 8기에 발생해 민선 9기 출범 직후 드러난 점을 언급하며 “언제 발생했는지를 떠나 현 시정을 책임진 시장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위의 발생 시점을 탓하기에 앞서 현 시정의 책임자로서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태도는 당연하다.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나 ‘업무 소홀’ 정도로 치부하며 응징하는 수준의 형식적 사과나 일시적인 소나기 피하기식으로 어물쩍 넘어갈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전임 시정에서 시작된 일이라며 은근슬쩍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 역시 시민들은 용납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시정을 추진함에 굵직한 정책을 개발해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시정을 위한다면 썩은 환부를 깨끗이 도려내는 과감한 결단도 매우 중요하다.
우선 본청과 읍·면·동 전 부서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실시해 비위가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공직 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한 강도 높은 직원 교육과 의식 개혁도 시급하다. 아울러 유용된 공금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 한 푼도 남김없이 환수해야 하며, 대금 지급 지연 등으로 선의의 채권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구제책을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허점투성이로 드러난 지방회계 시스템과 내부 통제 장치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대수술이 시급하다. 거창한 청사진만 제시하거나 말뿐인 구호로 끝난다면 공직기강 해이는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 김 시장과 민선 9기 영천시정이 이번 사태를 뼈를 깎는 혁신의 계기로 삼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주사로 삼지 못한다면, 영천시를 향한 주민들의 싸늘한 불신은 쉽게 거두어지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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